
겨울 여행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설산,스키,온천
우리는 단박에 얼음낚시여행을 떠올렸다.

지난 크리스마스 어린이용 엘사 낚시대를 선물로 받고, 낚시의 ‘낚’ 자도 모르던 내가 겨울 낚시 여행을 계획했다.

1박2일로 계획한 낚시여행은 1순위가 낚시, 2순위가 거리적 편의성에 맞췄다. 낚시 초보이자 운전 초보인 내가 모든 코스를 10분내외로 운전할 수 있어 나처럼 운전을 이제 막 시작한 20대들에게 부담이 없는 코스다.
또한 서울에서 청평까지 1시간이 채 안되는 거리이기때문에 굳이 몇주전에 계획하지않아도 주말 이틀이면 낚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청평설빙송어빙어축제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강변로 17
2019.12.28~2020.03.01
송어 수로+얼음 낚시 25000원
빙어 낚시 15000원
서울에서 1시간을 달려 도착한 청평, 이번 해에는 날씨가 따뜻해 얼음 위에서 즐기는 낚시는 즐길 수 없었지만 날씨가 따뜻해서 오랫동안 축제를 만끽할 수 있었다.
우리는 송어 수로낚시와 얼음낚시를 먼저 하기로 했다.

수로낚시는 송어를 수로에 가둬놓고 루어(가짜미끼)를 이용해서 잡는 낚시다.
수로가 폭이 좁고 발딛는 곳과 가깝기 때문에 멀리 던질 필요가 없어서 크고 긴 낚시대를 쓰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낚시대가 없다면 저렴한 낚시대를 구매하더라도 프로 낚시꾼의 손맛을 맛볼 수 있다.
축제 안의 낚시용품점에서 구입하기보다 청평 시내 근처에 낚시 용품점에서 낚시대와 루어를 미리구입해서 축제를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루어는 낚시꾼의 취향대로 선택하면 되는데, 웜과지그헤드 혹은 마이크로 스푼을 송어 낚시 루어로 쓰면 된다.

우리는 마이크로 스푼을 이용해서 송어 낚시를했다. 우선 수로에 송어들이 몰려다니는 곳을 탐색한뒤, 몰려있는곳을 찾았다면 송어들이 몰려있는곳보다 조금 더 앞쪽에 미끼를 던져 송어의 눈높이에 맞도록 천천히 감으면서 송어가 물기를 간절히 바라면 된다...!
하지만 이날은 송어가 한마리도 잡히지 않아서 행사 진행하시는 분들께서 입장한 사람들에게 1인당 송어 한마리씩 주셨다.
그리고 이어서 우리는 바로 옆에있는 얼음 빙어낚시를 하러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처음에 얼음을 깰 때에는 끌채가 무겁기도 하고, 추운날씨때문에 엄청 차갑기 때문에 꼭 장갑을 끼고 얼음을 깨야한다.

-미끼를 끼울때는 바늘이 엄청 작고 구더기를 끼우기 어렵기때문에 다른사람들을 보며 천천히 끼우는것이 좋다. (두 바늘에 한마리를 끼우고 반을 자르는게 포인트라고 한다.)

-미끼를 끼우고 난 후에는 물에 담그면 되는데 사람마다 담그는 정도는 다르긴하나, ‘추’가 바닥에 닿게하고 줄이 팽팽하게 되 있는 정도로 담그면 입질파악하기도 쉽고 더 자연스럽다.차가운 얼음물을 유유히 지나다니는 빙어를 조용히 기다리다 빙어가 미끼를 물면 챔질을 해서 빙어를 낚아채면 된다.

몇가지 팁만 지키면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얼음낚시가 처음인 나도 한시간 동안 스무마리 정도의 빙어를 잡을 수 있었다.

송어를 못잡고 빙어처럼 작은 물고기만 잡았다고 실망하기엔 이르다. 정말로 손맛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맨손낚시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추가 금액인 2만원을 지불하면 송어 두마리는 무조건 보장되기때문에 낚시로 송어를 잡지못해 너무 아쉽다면 맨손낚시를 추천한다.
낚시와 청평의 경치에 취해있다보니 어느덧 4시가 되어 우리가 잡은 빙어와 송어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잡은 송어와 빙어를 가지고 축제 안의 식당으로 가서 손질비인 삼천원 가량을 내면 송어 회,송어 구이, 빙어 튀김,빙어 무침을 맛볼 수 있다.

우리는 송어 한 마리는 회, 나머지 한 마리는 구이, 열심히 잡은 빙어는 튀김을 해서 맛있게 먹었다. 낚시를 해서 손맛도 느끼고 바로 요리까지 해먹을 수 있는 것이 겨울얼음낚시 축제의 묘미인것같다.

아침고요수목원
오색별빛정원전
11:00~21:00(토요일 23:00)
성인 9500원
얼음낚시 축제장에서 나와서 10분여를 달려 오색별빛정원전이 한창인 아침고요수목원에 도착했다.처음에는 입장료가 꽤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들어가보니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다.

수목원이 굉장히 크고 웅장한데다 나무의 종류와 설치해놓은 전시물들도 많아서 볼거리가 다양했고 사진은 두말할것없이 예쁘게 나왔다.

화려한 조형물 외에도 정원 곳곳에 한국적인 미가 스며들어 있어서 고즈넉한 거리를 걷다보니 낮에 낚시를 해서 쌓인 피로가 가시는 기분이 들었다.

아침고요수목원을 둘러보는데 두시간 가량이 걸려 생각보다 체력이 많이 필요했다. 금방 배가 고파져서 저녁으로 가평에서 유명한 숯불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었다.
아침고요수목원 티켓을 보여주면 가평의 명물인 잣이 들어간 고소한 퐁듀도 공짜로 맛볼 수 있으니 아침고요수목원에 들렸다면 꼭 티켓을 가지고 가자.

지금 가평 대부분의 펜션들은 비수기 요금을 받기 때문에 오만원정도로 제트스파를 할 수 있는 좋은 숙소를 구할 수 있다. 우리가 비슷한 가격대의 숙소들중에 이 펜션을 고른 것은 펜션 앞에 보이는 저 저수지가 붕어 낚시터이기 때문이다.아침에 일어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아침 낚시를 할 수 있다.

초보 낚시꾼이 아침에 채비를 해 호기롭게 내려갔지만, 간 밤에 날이 추워져서 물이 어정쩡하게 얼어버려서 붕어 낚시를 할 수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직접 만드는 보들보들한 순두부에 잣이 더해져 고소함이 두배에 씹히는 맛까지 있다. 곤드레밥은 일반 공기밥에서 이천원을 추가하면 먹을 수 있는데 꼭 곤드레밥으로 바꿔서 먹기를 추천한다.


순두부를 먹는 것 뿐만아니라 가게앞의 두부공방에서 두부를 만드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아침 낚시의 아쉬움 때문인지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서 다시 얼음낚시 축제장을 찾았다.
이번엔 일반낚시대가 아닌 견자낚시대로 도전했다.일반낚시대는 빙어용 낚시줄과 낚시바늘을 직접 연결해야하는 귀찮음이 있었지만 견자 낚시대는 바로, 간편하게 낚시를 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그렇지만 일반 낚시대보다 가벼워,챔질을 해서 빙어를 걸기가 더 어려웠다.

낚시라고 하면 시간도 많이 들고 돈도 많이 들고 처음 시작하기가 어려운 스포츠라고 생각할 수 있다. 얼음낚시는 낚시를 처음해보는 어른들과 아이들도 몇가지 팁만 안다면 쉽게 할 수 있다. 팁을 몰라도 걱정할 필요 없다. 얼음낚시 축제장 스태프들이 잘 잡지 못하는 초보들에게 낚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어드바이스 해준다.
올 겨울 여행은 낚시라는 색다른 취미를 시작해 보면 어떨까?